About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Marine Environment & Energy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Marine Environment and Energy - Vol. 21 , No. 1

[ Original Article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Marine Environment and Energy - Vol. 20, No. 4, pp. 200-208
Abbreviation: J. Korean Soc. Mar. Environ. Energy
ISSN: 2288-0089 (Print) 2288-081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5 Nov 2017
Received 21 Jul 2017 Revised 23 Oct 2017 Accepted 07 Nov 2017
DOI: https://doi.org/10.7846/JKOSMEE.2017.20.4.200

해양플랜트 시장의 로컬콘텐츠(Local Contents) 대응전략
박광서 ; 이선량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정책동향연구본부

Strategic plans to overcome Local Contents in the offshore market
Kwangseo Park ; Sunryang Lee
Industry Intelligence and Strategy Research Division, Korea Maritime Institute, Busan 49111, Korea
Correspondence to : kspark@kmi.re.kr

Funding Information ▼

초록

로컬콘텐츠는 산유국이 해외기업들로 하여금 석유와 가스를 개발할 경우 자국의 설비나 제품, 인력,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규정한 제도를 통칭한다. 산유국들은 자국 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로컬콘텐츠를 도입하고 있는데, 유형과 항목은 국가별, 발주처별, 프로젝트별로 다르고 요구수준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추세이다. 따라서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은 로컬콘텐츠를 준수하는 동시에 장애요인으로 인식하기보다 기회요인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이 로컬콘텐츠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외부여건 극복과 내부역량 강화 측면에서 제안하였다.

Abstract

Local contents means the legal power that oil and gas resource holding countries wield to foreign producers who want to exploit and produce oil and gas in their countries. Local contents vary according to countries, clients, and project characteristics. Requirements are getting complicated and added. Oil and gas resource holders demand strict requirements on employment, technology transfer, engineer training, and social contribution programs which aim to improve local capacity from an economic perspective. Korean companies that want to enter the international offshore market must establish strategic plans by accepting local contents as an opportunity, rather than considering it as an obstacle. This study suggests strategic ideas to overcome local contents based on external and internal perspectives.


Keywords: Local contents, Oil and gas, Offshore market
키워드: 로컬콘텐츠, 석유·가스, 해양플랜트 시장

1. 서 론

산유국은 세계적으로 120여개에 달한다(EIA, 2015). 미국을 비롯하여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선진국도 포함되어 있지만 대다수는 저개발 국가들이다. 저개발 산유국들은 석유와 가스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이들 산유국들은 석유 및 가스 산업에 일명 ‘로컬콘텐츠(Local Contents)’ 제도를 도입한 경우가 많다. 로컬콘텐츠는 간단히 말해 산유국이 해외기업들로 하여 금 석유와 가스를 개발할 경우 자국의 설비나 제품, 인력,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규정한 제도를 통칭한다.1)

즉 자국의 석유와 가스를 개발할 때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자국 내 조달이라는 의무사항을 부여함으로써 경제발전을 꾀하기 위한 제도라 볼 수 있다. 산유국들의 로컬콘텐츠 요구사항은 일반적으로 ① 현지 조달, ② 현지 인력 활용, ③ 현지 건조 및 설계, ④ 기술 이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들 요구사항은 계약방식에 따라 금액(price) 또는 물량(tonnage)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상대적으로 관리 및 통제가 용이한 물량 기준으로 적용되는 비중이 높다.

World Bank[2013]에 따르면, 석유 및 가스 산업에 로컬콘텐츠를 도입한 나라는 2013년 기준으로 약 50개 국가에 달한다. 나이지리아, 가나, 앙골라, 카자흐스탄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 미국, 영국, 노르웨이, 호주, 중국, 브라질 등 선진국 또는 신흥국조차 도입하고 있다. 산유국들이 로컬콘텐츠를 도입한 이유는 무엇보다 사회·경제적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설비 투자가 로컬콘텐츠 도입 이전 80억 달러에서 도입 이후 200억 달러로 늘었고, 국가 재정수입 기여도는 71%에서 80%로, GDP 기여도는 12%에서 25%로, 부가가치 창출은 15% 미만에서 40%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John C. Anyanwu, 2013).

로컬콘텐츠는 현재 GATT/WTO 협정 체제에서 내국민대우 원칙 위반 가능성이 높은 정책이라는 비판과 자국의 경제 발전과 고용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Park et al., 2012). 그러나 법리적, 이론적 논쟁에도 불구하고 오일메이저들은 로컬콘텐츠를 불공정 무역장벽으로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오히려 이를 기반으로 한 해외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석유·가스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세계 각국의 기업 및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로컬콘텐츠 정책 및 전략을 시행하고 있는 정부나 기업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프로젝트 진행 만족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Joe Asamoah, 2011). 이는 로컬콘텐츠를 적절하게 이용할 경우 해당 국가로부터 혜택을 얻을 수 있고, 해당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안정적인 시장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석유·가스 시추 및 생산 설비인 해양플랜트 건조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는 해양플랜트 건조 이후 단계인 운송, 설치, 운영 및 유지보수, 해체 등 소위 해양플랜트 서비스부문에 대한 진출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Chevron, BP, Total, ExxonMobil 등 막강한 국제석유기업(IOC)과 Saudi Aramco, Petrobras 등 국영석유기업(NOC)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으며, 이들이 설계 및 발주 단계부터 운송, 설치, 시운전, 유지보수 등 서비스부문의 업체를 결정하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서는 해외시장 진출이 순조롭지 않다. 더군다나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는데 있어 산유국들의 로컬콘텐츠가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로컬콘텐츠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변수가 아닌 상수로 고려하고, 로컬콘텐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해양플랜트 서비스부문을 대상으로 로컬콘텐츠를 연구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Kim M.S.[2013]는 해양플랜트 산업의 로컬콘텐츠를 법·제도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정책적 유용성을 고찰하였다. Choi S.W[2014]는 로컬콘텐츠가 적용된 프로젝트 사례 분석을 통해 국내 해양플랜트 EPC(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 업체의 전략방향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Kim M.S.[2013]는 국내 기업이 해양플랜트 서비스시장 진출 시 요구되는 대응전략은 제시하지 않았으며, Choi S.W[2014]는 사례분석을 통해 EPC 업체의 입장에서 대응전략을 다루고 있어 서비스부문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본고는 해양플랜트 서비스부문을 중심으로 로컬콘텐츠 도입 현황 및 정책 추세, 오일메이저들의 극복 전략 및 사례를 토대로 국내 기업들이 로컬콘텐츠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서론에 이어 2장에서는 국가별 로컬콘텐츠 도입 현황을 소개하고, 3장에서는 오일메이저들의 대응전략 및 사례를 고찰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4장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로컬 콘텐츠 대응전략을 제시하였다. 5장에서는 앞서의 내용을 정리하고 본고의 한계점을 밝혔다.


2. 로컬콘텐츠 도입 현황

현재 대다수의 산유국이 자국의 경제 부흥과 산업 발전을 위해 정책적으로 로컬콘텐츠를 채택하고 있다. 아프리카, 중남미, 중앙 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은 물론 영국과 노르웨이, 호주와 같은 선진국에서도 로컬콘텐츠를 시행 중이다. 해양(offshore) 뿐만 아니라 육상(onshore)까지 포함한다면, 석유와 가스가 생산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로컬콘텐츠 정책을 실시한다고 볼 수 있다. 영국, 노르웨이 등 선진국은 해양석유 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 로컬콘텐츠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브라질, 앙골라 등 신흥 산유국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실행해 오고 있고, 가나,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은 2000년대 말 또는 2010년대 초에 정책적으로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세계 최초로 1970년에 로컬콘텐츠 정책을 도입하였으며 자국 내 조달을 규정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영국에 이어 1972년에 로컬콘텐츠 정책을 도입하였는데, 해외기업이 자국 내에서 석유·가스 탐사 및 개발 허가를 받고자 할 때에는 반드시 자국 기업과 R&D 파트너십을 체결하도록 의무화하였다. 다만 로컬콘텐츠 비중을 따로 설정하지 않고 현지 기업이 국제적으로 경쟁적인 기준을 충족할 경우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말레이시아는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1974년에 로컬콘텐츠를 도입하였다. ‘Petroleum Development Act’는 국영석유기업인 Petronas에게 말레이시아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에 대한 탐사 및 개발에 대한 규제 권한 일체와 다운스트림(downstream) 활동 및 개발에 대한 규제 권한을 부여하였다. 1980년에는 ‘Merchant Shipping Ordinance(MSO) 1952’를 개정하여 자국의 운송 산업에서 말레이시아 등록 선박을 최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WTI Advisiors[2013]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로컬콘텐츠 비율은 70% 정도로 브라질보다는 낮지만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노르웨이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신흥 산유국인 브라질의 경우 현재 적용되는 로컬콘텐츠 요구사항은 2007년 11월 제정된 브라질 국가석유청(ANP)2) 규정인 ‘Regulation ANP no.6’를 근거를 두고 있다. 이 규정은 해외 기업이 브라질 내에서 석유·가스 탐사 및 개발 시 최소 25%에서 최대 84%까지 로컬콘텐츠 비율을 맞추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로컬콘텐츠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던 ‘Round 1’(1999년)의 경우, 탐사 단계의 로컬콘텐츠 비율이 약 25%였으나 ‘Round 9’(2007년)에서는 69%까지 증가했고, 개발 단계에서도 라운드마다 27%에서 77%까지 증가했다. 호주는 선진국으로는 다소 늦은 2004년에 각 주정부 별로 ‘Local Industry Policy’를 수립하였다. 이에 따라 해외 업체들은 입찰 단계에서부터 ‘Industry Capability Network(ICN)’를 통해서만 공급자를 공급받을 수 있는데, 특히 호주 업체가 반드시 공급자에 참여해야 하며 노동조합을 통해서만 기술직 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

앙골라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빨리 로컬콘텐츠를 도입하였다. 앙골라는 ‘Petroleum Activities Law(Law No. 10/04)’를 통해 2004년부터 모든 다국적 석유·가스 광구 운영사에게 본격적으로 로컬콘텐츠를 의무화하였다. 현지 제품 및 서비스 조달을 위한 경쟁 입찰 시 앙골라 국적 기업만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re-qualification)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명시하였다. 또한 앙골라에서 발행한 석유·가스 개발 면허증이나 채굴권을 보유한 기업과 제휴한 회사는 반드시 현지 제품생산 회사와 서비스제공 회사로부터 제품과 서비스를 조달받아야 한다. 노동력의 현지화를 추진함으로써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력의 70% 이상 또는 최소 5명 이상은 앙골라 국민을 채용해야 한다. 나이지리아는 2010년 ‘Nigerian Oil and Gas Industry Content Development Act(NOGICD)’를 발효하여 자국 석유·가스 산업에 투입되는 구매, 인력 이용, 건조 및 설계, 기술 이전, 트레이닝 등 거의 모든 유형의 로컬콘텐츠를 법으로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NOGICD의 section53에 의하면 톤수 기준으로 90% 이상을 나이지리아에서 제작해야 한다. 나이지리아는 로컬콘텐츠를 통해 고용 증가 등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반면에 외국 기업과 갈들이 발생하는 등 부정적인 효과도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Jesse Ovadia, 2013).

로컬콘텐츠가 자원보유국의 산업을 개발하고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하더라도 개발도상국의 역량에 비춰볼 때 로컬콘텐츠를 석유·가스 산업의 모든 부분에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아래의 Fig. 1은 해양 석유·가스 프로젝트에서 로컬콘텐츠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구분하여 보여주고 있다.


Fig. 1. 
Possible Local Contents Items in Offshore Oil and Gas Projects.

원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서비스(Feed, Well service 등)와 같은 항목은 해양 프로젝트에서 전문적이고 핵심적인 서비스로 높은 기술력과 부가가치를 지닌 항목들이다. 이러한 항목들은 개발도상국들의 기술 부족과 인프라 미비로 인해 로컬콘텐츠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원의 중간에 위치한 서비스(Field construction, Construction materials, IT services 등)는 프로젝트의 기술적인 부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기술수준이 핵심적인 서비스보다는 낮고 부가가치도 낮아 현지업체의 역량에 따라 로컬콘텐츠가 적용될 수 있는 항목들이다. 반면에 가장 바깥 부분에 위치한 서비스(Catering, Accommodation, Telecommunication 등) 항목은 부가가치가 낮고 비교적 현지에서 쉽게 수행할 수 있는 간접적인(indirect) 서비스로 대부분 로컬콘텐츠 적용 대상이 되는 항목들이다.

현재 각 국가에서 시행 중인 로컬콘텐츠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로컬콘텐츠 적용항목은 국가별, 발주처별, 프로젝트별로 각각 상이하다. 모든 항목들이 로컬콘텐츠 적용이 가능한 분야이지만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모두 다른 상황이다. 둘째, 로컬콘텐츠 규정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러 법률에 산재되어 있다. 또한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욱 복잡하고 강력해지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외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로컬콘텐츠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셋째, 로컬콘텐츠 적용 항목이나 비중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는 곧 현지운영비가 증가로 이어지고, 자국 내에서조차 프로젝트 추진이 어려울 정도로 무리한 적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조사에서도 190개 중 73%의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가 기술외적 리스크(non-technical risks)로 지연되었는데, 주된 원인이 로컬콘텐츠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었다(Goldman Sachs, 2011). 넷째, 로컬콘텐츠가 단순히 현지조달을 의미하기보다는 점차 지역사회에 주는 혜택의 일환으로 간주되고 있다(Ed O’Keefe, 2015). 즉 현지고용 등 정량적 성과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기술이전이나 고급 엔지니어 양성 등 석유·가스 개발을 자립화하는 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로컬콘텐츠에 적용하는 추세이다. 지역사회 및 현지 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사업의 핵심영역을 지역화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Table 1. 
Current Status of Local Contents in Major Countries
국가 법률 / 정책 발효년도 특징
영국 · Policy 1970 · 자국 내 조달
노르웨이 · Local Content Law (Article 54 of the Royal Decree of 1952) 1972 · 자국기업의 참여
말레이시아 · Petroleum Development Act (Act 144)
· Merchant Shipping Ordinance (MSO) 1952
1974
1980
· 면허
· 말레이시아 OSV 우선 사용
브라질 · Local Content Legislation
· Regulation ANP no.6
2003
2007
· 조광권 양허
호주 · Local Industry Policy 2004 · 주정부 별로 규정
· ICN 통해 공급계약 체결
· 노동조합
앙골라 · Petroleum Activities Law(Law No. 10/04) 2004 · 인적자원의 개발
· 조달 및 서비스
카자흐스탄 · Law of the Republic of Kazakhstan: 223-IV 2009 · 조달 및 서비스
인도네시아 · Local Content Rules 2009 · 자국 내 조달
나이지리아 · Nigerian Content Act 2010 · 자국기업의 참여
· 자국 내 활동
가나 · Local Content and Local Participation Bill 2013 2013 · 고용창출 , 역량개발, 기술이전
Sources : Reorganized based on Rabiu Ado, 2013, Local content policy and the WTO rules of trade related investment measures (trims): the pros and Cons, International Journal of Business and Management Studies, Aberdeen : Vol.2(1).


3. 오일메이저의 대응전략 및 사례

오일메이저들은 로컬콘텐츠를 장애요인으로 인식하기보다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ExxonMobil은 2008년에 경쟁력 있는 인력을 위한 교육훈련(workforce development), 지역 사회 인프라 구축 및 문화 발전을 위한 투자(strategic community investments), 고품질 기자재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한 현지 업체의 기술력 향상(supplier development)을 핵심으로 하는 ‘National Content Strategy’를 수립하였다. 이 전략에 따라 ExxonMobil은 현지에 계열사를 설립한 후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현지인의 업무역량을 강화하고 관리직 및 감독직을 현지인으로 대체하고 있다. 나아가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고 2005년에 여성교육재단(EWGI)3)을 설립해 개발도상국가 여성들의 건강, 교육 및 사회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ExxonMobil은 현지 기자재 및 서비스 제공 업체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또한 단기(5년 이하), 중기(5년 이상 15년 이하), 장기(15년 이상)를 구분해 단계별 전략을 수립·시행하고 있는데, 장비 업체당 단기에는 1,000만 달러, 장기에는 1억 달러까지 투자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Statoil은 교육 프로그램 지원, 현지 업체 지원 등의 전략으로 로컬콘텐츠에 대응하고 있다. 러시아 아르한겔스크 기술대학교(Arkhangelsk State Technical University)와 노르웨이 스타방가 대학교(University of Stavanger)의 합동 기술전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가 하면, 러시아 포모르 주립대학(Pomor State University)에 석유관리학과 학사과정을 개설하기 위해 재정 및 기술 지원을 시행하였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현지 중소 제작업체들의 ISO 9001 품질관리 시스템 자격증과 안전 및 환경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원하였으며, 라고스에 제작훈련센터(Fabrication training centre)를 설립하고 용접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의 Total 역시 로컬콘텐츠 대응을 위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Total은 단계별 대응전략과 관리시스템,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는 ‘Local Content Management Plan’을 갖추고 있다. 나아가 상세한 내용은 각 항목별로 참고문서(reference documents)를 별도로 작성하여 관리하고 있는데, 이 문서에서는 사업단계별 로컬콘텐츠에 대한 고려사항과 절차 등 전반적인 사항이 수록되어 있다. Total은 2005년 8월 예멘 LNG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후 인력의 현지화, 현지 제품 및 서비스 사용, LNG 훈련센터(LNG training centre) 설립 등을 통해 예멘의 로컬콘텐츠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예멘 LNG 플랜트에 투입된 인력의 80%를 예멘 국민으로 구성하고, 영어 교육, 석유·가스 기술 교육, 엔지니어링 전문교육, 감독관 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Total은 이후 미얀마, 가봉, 베네수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학교 설립, 병원 지원, HIV 및 AIDS 예방 캠페인 등을 실시하여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BP는 로컬콘텐츠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장기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앙골라 Sonangol과 Total, Chevron, ExxonMobil 등 오일메이저들과 함께 2005년에 앙골라 기업지원센터인 CAE(Centro de Apoio Empresarial)를 설립하였다(Park et al., 2012). CAE에서 제공하는 교육과 훈련의 종류는 HSE4) 훈련, 입찰 및 계약, 기업 윤리, 재무 관리, 공급망 관리, 인적 자원, 마케팅, 사업 계획, 품질관리 시스템 등이다. 오일메이저들은 CAE가 제공하는 교육과 커뮤니티 지원을 바탕으로 앙골라 기업의 인력 및 기자재를 확보함으로써 앙골라 정부가 요구하는 로컬콘텐츠를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

이밖에 Shell은 1998년에 나이지리아 로컬콘텐츠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가이드라인을 수립하였으며(Choi S.W, 2014),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 CSR) 전략을 세워 석유 개발로 인해 파괴된 자연환경을 복구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전력 공급, 병원 및 학교 설립, 기술 투자 등 현지 지역사회를 지원하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Chevron은 Shell과 마찬가지로 CSR 전략을 일환으로 아프리카 지역사회 발전에 투자하고, 호주에서는 현지 공급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 ‘공급자 다각화 프로그램(supplier diversity program)’과 ‘공급사슬경영 정책(chain management policy)’을 시행하고 있다.

아래의 Table 2는 앞서 소개한 오일메이저들의 로컬콘텐츠 대응전략을 요약하여 보여주고 있다. 오일메이저들은 자사 내부적으로 확고한 로컬콘텐츠 대응 전략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매뉴얼화하여 프로젝트 수행 시 지침서로 활용하고 있다. 현지인 채용 및 교육훈련, 현지 업체의 개발,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 등 대부분 비슷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에 대한 절차도 비슷하다. 특이한 점은 이들 오일메이저들의 전략이 현지 인력, 기자재 및 서비스 확보 등 기업 차원의 수준에서 벗어나 현지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인프라 구축 및 사회교육, 공동체와 신뢰 구축 등 전반적인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로컬콘텐츠 대응 전략을 토대로 현지 국가의 석유·가스 개발에 진출한 기업들은 산유국로 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으며 자신들의 사업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Table 2. 
Oil Majors’Strategic Plans for Local Contents
기업 전략 주요 내용
ExxonMobil National Content Strategy (2008) ·현지 인력 개발
·현지 공급업체 개발
·전략적 지역사회 투자
Statoil Positive Local Impacts (2010-2011) ·현지 채용
·현지 조달
·현지 업체 개발
·교육 및 훈련
Total Local Content Programs (2012) ·현지 교육 및 채용
·현지 노동력의 증가
·현지 기업 지원
·현지 중소기업 지원
BP Local Content Development Strategy (2005, 2009) ·현지 공급업체 개발
·현지 전문가 개발
·현지 공급자 협의
Shell Impact on Local Community (2013) ·일자리 창출
·역량 강화
·계약관리 및 사업 기회 창출
·사회적 투자
Chevron Supplier Diversity Program/Chain Management Policy(2010)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투자
·현지 공급사 역량 강화


4. 국내 기업의 로컬콘텐츠 대응전략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은 오일메이저나 광구 운영사(Operator)가 가치사슬의 정점에서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이중, 삼중으로 하청이 내려가는 구조이다. 국내 기업들은 주로 몇 번의 하청단계를 거쳐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상위 단계에서 로컬콘텐츠를 이미 충족할 경우 국내 기업들로서는 로컬콘텐츠 의무가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하청이 거듭될수록 프로젝트의 규모와 부가가치가 작고, 작업 자체가 힘들거나 실적(Track Record)을 쌓기가 어려워 원청 수주 등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있다. 오일메이저들은 로컬콘텐츠에 대응하기 위해 명확한 전략과 체계적인 방법론을 통해 현지 사회를 지원하고, 전담부서 및 매뉴얼을 갖추고 있으며 현지 진출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에 국내 기업의 대응수준은 오일메이저에 크게 못 미친다. 전담부서나 인력, 매뉴얼이 없고 프로젝트별 리스크 관리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만 오일메이저와 국내 기업이 수행하는 프로젝트가 성격이나 내용, 기간이 다르고,5) 기업의 여건과 역량도 다르기 때문에 오일메이저와 동일한 전략을 시행할 수는 없다.

한편 우리나라의 해양플랜트 기업이 진출할만한 시장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주로 저개발 산유국인 점을 고려하면 투자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저개발 산유국의 경우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부정부패, 산업 인프라 미비 등으로 인해 투자 리스크 확대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은 오일메이저의 로컬콘텐츠 대응 전략을 벤치마킹하되 오일메이저와 차별화, 투자 리스크 최소화, 로컬콘텐츠 추세 및 국내 역량을 고려한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국내 기업의 로컬콘텐츠 대응전략으로는 Fig. 2와 같이 외부 여건 극복전략과 내부 역량 강화전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외부 여건 극복전략으로는 기업의 전략적 현지 투자, 제품 및 서비스 현지 조달 안정화, 현지 인적자원 개발 확대, 현지 사회공헌 프로그램 운영 등을 들 수 있고, 내부 역량 강화전략으로는 로컬콘텐츠 전문가 양성, 대응 매뉴얼 제작, 로컬콘텐츠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을 들 수 있다.


Fig. 2. 
Domestic Companies’ Strategic Plans for Local Contents.

4.1 외부 여건 극복전략
4.1.1 전략적인 현지 투자

국내 기업이 로컬콘텐츠를 극복하고 해외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첫 번째 외부 여건 극복전략으로는 기업의 전략적인 현지 투자를 들 수 있다. 현지 투자는 다시 에이전트 활용, 지분투자, 직접투자로 구분된다. 에이전트를 활용할 경우 초기단계에는 현지 한국 대사관, 영사관, KOTRA 등 한국 공관의 도움을 얻어 기초정보를 수집하고, 이후에는 현지의 전문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지 에이전트로는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도 있지만, 국영 석유기업, 오일메이저, 석유·가스 산업 관련기업 및 정부부처에 종사했던 경험을 가진 퇴직자들을 활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현지 사정에 밝고 네트워크를 잘 갖춘 에이전트를 활용할 경우 비용 대비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란과 같이 국가에 따라서는 정부의 승인요청 업무를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서만 정해놓은 곳도 있다. 그러나 에이전트의 자격 및 역량이 큰 변수이므로 최적의 에이전트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분투자를 활용한 시장진입 전략은 현지 기업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여 로컬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해당 산유국의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우선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크다.6) 지분투자 방법은 M&A나 합작투자(joint venture) 전략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로컬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분투자가 곧 프로젝트 발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으며 지분투자를 명목으로 국내 기업의 기술 이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실제 국내 조선소가 브라질에 지분을 투자했으나 한국의 선진 조선기술 이전만을 요구할 뿐 프로젝트 수주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자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철수한 경험이 있다(Park et al., 2012). 직접투자 전략으로는 합작투자, 기업인수(M&A), 현지 법인설립 등이 있다. 직접투자 전략은 기존 기업이 보유한 네트워크, 기술, 자원 등을 활용할 수 있고, 특히 단기간 내에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한 이점이 있어 로컬콘텐츠 확보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적합한 파트너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으며 기존 기업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이나 부채까지도 끌어안아야 하는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에 세심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4.1.2 제품 및 서비스 현지조달 안정화

현지 제품 및 서비스 조달은 많은 자원보유 국가들이 현지 인력 채용만큼이나 엄격히 요구하는 로컬콘텐츠 항목이므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제품 및 서비스 현지조달을 안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현지 벤더(Vendor)와 협력과 현지 공급업체 개발이 있다. 국영석유기업 또는 오일메이저에 등록된 현지 벤더와 협력하는 전략은 제품 및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고, 로컬콘텐츠가 확보되어 해당 국가의 프로젝트 수주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저개발 국가의 경우 형식적으로는 공모절차를 진행하는 등 민주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높은 커미션을 요구하는 등 투자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현지 공급업체를 개발하는 전략은 현지 업체의 기자재 및 제품의 품질이 국제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업체가 부실할 경우 현지 공급업체에 펀딩을 지원하거나 발전모델을 제시하는 전략이다. 이전략은 현지 공급업체를 지원하여 안정적인 현지 제품 및 서비스 조달을 가능하도록 할뿐만 아니라 현지 경제발전에도 공헌하는 이점을 갖고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4.1.3 현지 인적자원 개발 확대

저개발 자원부국은 현지 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의지가 매우 크기 때문에 현지인 채용 및 훈련과 관련된 로컬콘텐츠 규정을 가장 기본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현지 인적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은 현지에서 교육시키는 방법과 국내에 데려와 교육시키는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지에서 교육시키는 방법은 다시 직접교육과 간접교육으로 양분할 수 있다. 직접교육은 현지 사내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이론과 실습 교육이 동시에 가능하며 수강생들을 현지업무에 빠르게 투입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위탁교육은 현지 교육훈련 기관에서 훈련을 시키고 그 비용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가령 태국은 정부가 설립한 비영리 교육훈련기관으로 TPTI(Technical Petroleum Training Institute)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지 인력을 이곳에 위탁하여 교육을 실 수 있다. 다만, 현지에 해양플랜트 관련 교육기관의 존재 여부와 교육과정의 인증 등 공신력이 관건이다.

국내에 데려와 교육시키는 방법은 현지 인력을 뽑아 국내의 조선소나 교육기관으로 데려와 그곳에서 교육받도록 지원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조선소는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현지인 교육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의 입장에서도 세계적인 조선소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다. 아울러 한국해양수산연수원도 본격적으로 해양플랜트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다 국가차원의 교육훈련기관이므로 활용가치가 높다. 현지 인력이 직접 한국에 들어와 교육을 받을 경우 한국에서 직접 생활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한파(知韓派)’를 넘어 ‘친한파(親韓派)’를 양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4.1.4 현지 사회공헌 프로그램 운영

앞서 설명한 로컬콘텐츠 대응 전략이 시장진입을 위한 사업적 접근이었다면 현지 사회공헌 전략은 현지 사회에 친한(親韓) 분위기를 조성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오일메이저들이 로컬콘텐츠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현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시행해 왔으며, 현지인들 사이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지원 사업으로는 의료기기 및 의약품 지원, 학교, 도서관 등 공공시설 및 비품 기증, 상·하수도 시설 건설, 환경정화 등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시설이나 사업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을 현지 교민과 함께 시행한다면 기업 입장에서 비용효과적일뿐만 아니라 교민사회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개별 기업 차원에서 단독으로 수행할 수도 있으나, 현지 진출 한국기업들 간에 협력사업으로 수행하거나 공적개발원조(ODA) 및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같은 정부차원의 사업을 활용할 수 있다.

4.2 내부 역량 강화전략
4.2.1 로컬콘텐츠 전문가 양성

오일메이저들은 로컬콘텐츠 전담 부서와 인력이 있는 반면에 국내 기업들은 영업 부서에서 담당할 뿐 로컬콘텐츠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산유국의 로컬콘텐츠 규정이 갈수록 복잡하고 까다로워지는 추세이므로 우리나라도 로컬콘텐츠 규정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제시해줄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로컬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단기에는 해외 전문기관에 위탁교육을 실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에 전문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로컬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는 영국의 Local Contents Solutions(LCS)이 대표적이다. LCS는 로컬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3일간 이론 수업과 9가지의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7) 국내에 전문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으로는 국내 해양플랜트 교육기관에 영국 LCS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가령 한국해양대학교 해양플랜트운영학과에 로컬콘텐츠 과목을 개설하거나, 한국해양수산 연수원의 해양플랜트인력개발센터(ODC)에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2.2 대응 매뉴얼 제작

오일메이저들은 대부분 로컬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응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Table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오일메이저들이 다루고 있는 로컬콘텐츠 대응 매뉴얼 구성항목을 살펴보면, ‘인력양성’과 ‘현지 업체 지원’ 항목은 모든 기업들이 수용하고 있을 정도로 로컬콘텐츠 대응전략 중에서도 비중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국내기업의 전략과 목표, 여건 및 역량을 고려하여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Table 3. 
Oil Majors’Items of Reaction Manual for Local Contents
구 분 Exxon-Mobil Total Statoil BP Shell Chevron
현지인 채용 ×
인력 양성
현지 구매 ×
현지 업체 지원
현지 투자 ×
지역사회 공헌 × ×

4.2.3 로컬콘텐츠에 대한 인식 제고

국내 기업들의 입장에서 로컬콘텐츠는 해외시장 진출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비춰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로컬콘텐츠를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닌 꼭 활용해야 할 지렛대로 인식해야 한다. 오일메이저들은 로컬콘텐츠를 준수하는 방안을 택했으며, 결과적으로 해당 국가들로부터 우호적인 태도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음을 주목해야 한다.

로컬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해외시장 진출 지렛대를 상실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으며, 현지운영비 상승, 프로젝트 수주 불이익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계약과 입찰 담당자, 조달 담당자, 관리자 등 주요 담당자들에게 로컬콘텐츠 교육을 실시하는 등 로컬콘텐츠에 대한 인식 확대가 필요하다.


5. 결 론

석유·가스 산업에서 로컬콘텐츠는 법리적, 이론적 논쟁에도 불구하고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에게는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규정이다. 산유국 입장에서는 설비투자 증가, 일자리 증가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부정부패 야기, 현지 운영비 증가 등으로 해당 국가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오일메이저들은 로컬콘텐츠를 불공정 무역장벽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이를 기반으로 현지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로컬콘텐츠 유형 및 적용 항목은 국가별, 발주처별, 프로젝트별로 모두 다르게 적용되고 있으며, 요구사항은 갈수록 증가하고 더욱더 복잡해지는 추세이다. 특히 현지고용 등 숫자상의 실적보다는 기술이전이나 고급 엔지니어 양성 등 석유·가스 개발을 자립화하는 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항과 지역사회 공헌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현지 운영비 증가로 인한 전체 계약금액 상승, 프로젝트 지연에 따른 에너지 생산 차질 발생 등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로컬콘텐츠를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로 접근하고, 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인식을 토대로 대외여건과 내부 여건을 고려한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외부 여건 극복전략으로는 기업의 전략적 현지 투자, 제품 및 서비스 현지 조달 안정화, 현지 인적자원 개발 확대, 현지 사회공헌 프로그램 운영 등이 필요하다. 내부 역량 강화전략으로는 로컬콘텐츠 전문가 양성, 대응 매뉴얼 제작, 로컬콘텐츠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오일 메이저에 비해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영세한 한국 기업이 그들이 취했던 대규모 투자나 현지 지역사회 개발 전략을 그대로 벤치마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프로젝트의 규모나 기간, 향후 신규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 등을 고려하고, 아울러 자금 및 투자 여력 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로컬콘텐츠의 전반적인 추세를 볼 때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해양플랜트 시장 해외 진출은 더욱 어려워지거나 불가능해질 수 있다.

한편 로컬콘텐츠는 현지운영비 증가 등의 부정적인 요인도 있지만, 전체 계약금액에 해당 비용을 반영할 수 있고 현지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구조 상 하청기업(sub-contractor)의 자격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상위 도급자 선에서 로컬콘텐츠가 이미 충족되었다면 로컬콘텐츠가 적용되지 않는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다. 따라서 해양플랜트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기업은 프로젝트 수주 시 로컬콘텐츠 적용 대상인지, 대상이라면 어떤 항목을 어느 정도 요구하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본고에서는 국내 해양플랜트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당면하게 될 로컬콘텐츠 대응전략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러나 로컬콘텐츠는 제2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가마다 항목과 수준이 다르다. 개별 기업이 로컬콘텐츠에 대한 모든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기란 쉽지 않으며,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Notes
1)국제석유산업환경보호협회(International Petroleum Industry Envi ronmental Conservation Association : IPIECA)는 로컬콘텐츠를 ‘석유 및 가스 산업의 활동들을 통해 현지 국가의 부가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음(IPIECA, 2011, Local Content Strategy : A Guidance Document for the Oil and Gas Industry).
2)The Brazilian National Agency of Petroleum, Natural Gas and Biofuels의 약자로 브라질 석유·가스 산업에 대한 규제기관으로서 광구권 입찰 시부터 로컬콘텐츠 비율을 결정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함.
3)ExxonMobil Foundation’s Educating Women and Girls Initiative
4)Health, Safety, Environment
5)오일메이저의 경우 프로젝트 운영권자로서 참여하기 때문이 중장기 프로젝트인 경우가 많은 반면에 국내 기업들은 오일메이저로부터 주로 해양플랜트 건조와 서비스 관련 사업을 수주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프로젝트인 경우가 많음.
6)일례로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파이날(PAENAL) 조선소의 지분 30%를 인수한 이후 앙골라에서 발주하는 해양플랜트 건조 프로젝트 대부분을 수주하였음.
7)Local Contents Solutions 홈페이지(www.localcontentsolutions.com) 참조.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보고서를 정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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